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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5 17:31

'뜨거운 피 '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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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언수 작가의 ‘뜨거운 피’ 작품 감상

                                        

책의 절반을 읽어가며 느낀 지금까지 이야기

자연 속에서 자연스럽게 태어나 자연적으로 살아온 사람들이 자연스럽지 않은 인간들 속에서 살며, 살려고 죽이고 죽어가다가 결국 자연이 아닌 인간의 길을 선택하며 인간이 되어가는, 자연인들의 얼룩진 이야기가 파도에 씻기며 바다에 밀려가듯 그려지는 이야기이다.

부산 토박이 김언수 작가는 자신이 살았던 동네 사람들의 모습을 생각하며 이 소설을 썼다고 했다. 김언수 작가의 유명세는 ‘캐비넷’ 때문이지만 나는 ‘설계자들’로 받은 강한 인상으로 인해 나름 기대한 바가 컷는데 역시  이번에는 주인공 희수의 사람 됨됨이 때문인지 사뭇 다른 매력을 시종 느끼게 한다.

구암이라는 상상의 마을은 부산이 가까운 곳으로 이 바닷가 모자원에서 자란 희수라는 사나이의 이야기이다. 나이 마흔이 될 때까지  건달 생활을 하며 사는 희수는 함께 모자원에서 자라 열 일곱살에 이미 창녀의 길을 가며 일곱 동생을 돌보아야했던 인숙이와 그녀의 아들 아미가 유일한 마음의 고향이다.

작품은 봄과 여름, 2부로 구성이 되고 봄은 다시 19개의 낭만적인 소제목이 붙고

여름은 15개의 부제로 마지막은 ‘그 여름의 끝’이라는 이름으로 마무리 되었다.

작품의 중간 봄이 막을 내렸다.

인숙과 아미를 먼 발치에서만 보고 사랑하지만 늘 인숙과의 결혼을 주저하는 희수는 이제 그녀와 가정을 꾸미며 나름 새로운 일을 계획하나보다.

여름의 첫 화두가 ‘결혼과 여름’인걸 보니 그렇다.

to be continue

 

 책 읽기를 마치며

여름은 정말 뜨거웠다. 믿었던 이들의 배신과 살인, 희수의 용서와 인내,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음으로 겪는 아픔, 결국의 복수로 얼룩진 그 여름의 끝은 곧 인간이 만들어 놓은 조직이라는 사회의 일원이 됨으로 비로서 이 세상에 발을 들이는 것으로 끝이난다.

이 소설의 매력은 희수의 인간적인 면이다. 비록 건달이고 주먹을 쓰며 살인을 하며 사는 인생이지만 여리고 정이 있는 희수가 선택하는 순간순간이 소설의 맥을 이어갔는데 작가의 이야기 전개는 참으로 재미있다. 지루하고 삭막한 배경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야기는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반면 작가의 말을 읽어보면 이 소설을 통해 작가가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얻을 수 있었다.

작가는 두 도시를 예로 들었다.

그린랜드에 이누이트라는 도시에 사는 사람들의 모습과 구암이라는 곳에서 사는 사람들을 비교함으로 변해가는 세상과 살아가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줌으로 던지는 메세지안에 답이 있다.

‘’밤이 오면 석달씩이나 해가 뜨지않고 영하 사십 도씩 내려가는 혹독한 추위 속에서 몇천년을 살아온 사람들은 팔십 퍼센트가 우울증을 앓는다. 어떤 지역에선 매년 인구 천명 중 서른 다섯명이 자살을 하는데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절은 봄 햇살이 찬란한 5월이다. 반면에 얼음집 속에서 작은 물개 기름 램프 하나만을 켠 채 대가족이 모여 사는 사람들의 체온은 친밀함 이상이다. 그들의 따뜻함은 생물학적 의미로 생존과 직결되어 있다. 그들은 유대하고 부대끼고 얽혀서 산다. 그래서 이누이트는 관대하고, 인정이 많고, 유머감각도 뛰어나고, 잘 웃는다. 얼음집 안에서의 공존과 평화로움은 절대적이다. 이누이트는 결코 화를 내거나 다른 사람을 비난하지 않는다. 불평을 하거니 불만을 말하지도 않는다.  이누이트는 불평자체를 금기로 여긴다. 남에게 뭔가를 강요하는 규칙도 없고 심지어 그런 개념조차 없다. 아무도 다른 사람에게 예의바르게 행동하라고 말하지 않으며, 이래라저래라 간섭하지도 않다. 서툰 동정도 서툰 위로도 하지 않는다. 동정이나 위로 그 자체가 상대방에겐 심한 모욕이 될 수 있으므로 사실 간섭할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그러니 누가 어떤 상태를 보이든 그저 묵인하며 스스로 견디도록 내버려둔다.

상대방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는 것처럼 이누이트는 아무도 자신애 대해 말하지 않는다. 자신의 고민에 대해서, 분노에 대해서, 외로움에 대해서, 견딜 수 없는 역겨움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견딜 수 없는 역겨움에 대해서 말하지 않는다. 이누이트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각자 너무나 많은 짐을 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고민이나 문제 땨위를 털어놓아서 상대방에게 짐이 되려고 하지 않는다. 이 거친 북방인들은 모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며 살아왔고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면 죽어야 했다. 물개 기름 램프가 흔들리는 얼음집 안에서 그들은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거나 사냥 얘기를 하며 웃고 떠든다. 아무도 서로를 간섭하지 않고 아무도 서로에게 내면의 이야기를 하지 않는 이 얼음집에서, 바다사자와 물개와 고래의 피를 마시고 자란 이 거칠고 뜨거운 사람들은 상냥하고 온순하고 평화롭게 지낸다. 그리고 어느 날 마음에 견딜 수 없는 격정과 우울이 찾아오면 조용히 얼음집 밖으로 나가 혼자서 자살을 한다. 서로의 체온으로 얽혀 사는 그토록 따뜻하고 또한 그토록 외로운 얼음집에서, 바다사자와 물개와 고래의 피를 마시고 자란 사람들은 그렇게 죽는다.”  이누이트에 관한 서술이다. 반면에 구암은 부산 토박이로 자란 작가가 살았던 동네를 상상하며 지은, 존재하지 않는 동네라고 한다. “나는 아주 어릴 적부터 내가 살던 동네가 좋았다.” (중략)“비밀은 없고, 마음은 안타깝고, 피는 뜨겁다. (중략)  구암의 사람들은 멋대로 다른 삶에 끼어들고 간섭하고 화를 내고 싸운다, 뭐랄까, 이 지구상에서 가장 촌스럽고 지리멸렬한 동네라고 할까. 또한 구암은 이누이트의 우아한 삶에서 가장 멀리 있는 곳이다.

나는 이 도시의 삶이 구암에서 멀어지고 점점 이누이트를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더 쿨해지고 더 예의발라지고 더 유머러스해진다. 상대방을 배려하고 관대하게 대한다. 모두들 상처를 주지않기 위해 상대방을 예민하게 살핀다. 쾌적하고 젠틀하고 깔끔하다. 하지만 나는 어쩐지 이 예의바르고 유머러스한 관계 속에서 갑갑함을 느낀다. 사람을 만나는일이 점점 더 힘들고 공허해진다. 이도시가 이렇게 예의바르고 관대할 수 있는 것은 아무도 문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배신의 기억과 어리석음의 기억과 광대가 되어버린 날들의 수치스런 기억으로 사람들은 단단히 자신의 문을 걸어 잠근다. 서로 문을 열지 않기 때문에 이 도시에서는 상처를 주지 않고 또 상처를 받지 않는다. 간섭하지 않고 충고하지 않는다. 이따금 안타까운 마음이 생길 때도 있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야” 스스로를 위로하며 침묵한다. 사람들은 이제 뜨겁지가 않다. 뜨거운 것들은 모두 미숙하고 촌스럽고 어른스럽지 못하다는 죄목으로 촌충처럼 사라져버렸다. 그럴 때마다  나는 구암의 그 지리멸렬한 삶이 그리워진다. 구암의 시절엔 찌증나고, 애증하고, 발끈해서 술판을 뒤집었지만 적어도 이토록 외롭지는 않았다.

이 밤에 혼자 소주병을 따며 나는 상처를 주지 않고 사랑을 건넬 방법을 떠올려본다. 상처를 받지 않고 사랑을 받을 방법을 떠올려본다. 하지만 이내 고개를 흔든다. 그런 삶은 없다. 모든 좋은 것은 나쁜 것과 버무려져 있다. 문을 닫으면 악취가 들어오지 않지만 꽃향기도 들어오지 못하는 것처럼.

여기 이제 뜨거움을 모두 놓아버리고 차가워진 어른들의 세상으로 묵묵히 걸어간 한 사내가 있다. 단단히 마음의 빗장을 걸어 잠그고 이제 더이상 어린애로 살지 않겠다는 양 결연하게. 그는 이제 염분 가득한 바닷물로 얼굴을 씻고 태양을 향해 고개를 쳐든다. 당신은 이 시내가 보기 좋은가, 이 삶이 보기 좋은가.”

2016년 8월 김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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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dminWes 2024.09.02 14:05
    AI가 장영은님의 글을 읽고 아래와 같이 요약해 줬습니다.

    이 글은 인간의 관계와 감정의 변화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 희수는 여름의 뜨거운 사건들 속에서 용서와 인내, 배신과 복수라는 감정을 겪으며 결국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 잡습니다. 소설의 매력은 희수의 인간적인 면모에 있으며, 비록 범죄자이지만 여리고 정이 많은 그의 선택들이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작가는 이누이트와 가상의 도시 구암을 비교하여 서로 다른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대조합니다. 이누이트는 혹독한 환경 속에서 서로를 배려하며 공동체의 온기를 지키지만, 개인의 문제를 털어놓지 않는 고독한 삶을 삽니다. 반면, 구암의 사람들은 뜨겁고 감정적이며, 서로에게 간섭하고 충돌하지만 정이 많은 삶을 살아갑니다.

    작가는 현대 사회가 이누이트처럼 점점 더 쿨해지고 예의바르게 변해가며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사회가 되었지만, 그 과정에서 인간적인 뜨거움과 진솔한 감정을 잃어버렸다고 느낍니다. 결국, 진정한 관계는 서로 상처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으며, 차갑고 예의바른 사회 속에서 점점 더 외롭고 공허해진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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