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우리들이 숨을 쉴 수 없어
헤메이고 있을 때
초록은 늘 옆에서 말을 걸어왔다
"여기 내가 있잖아"
숨을 쉬면서도 숨을 알아보지 못한다고
지나가는 바람에게 귓속말로 속삭이곤 했다
오랜시간이 흘렀다
얼굴에 주름살이 생기고 몸도 마음도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 처럼 헐렁거리며
숨쉬는 의미를 잊은 채 살고 있을 때
초록은 똑같은 모습 그대로 그 자리에 늘 변함이 없이 서 있지만
세월이 갈수록 우리에겐 초록과는 다른 한가지가 있었다
삶에 치이고 부딪히다 깨달음에 도달한다는 것!
초록이 처음부터 푸르러 무성했다가
가을이 되면 잎사귀를 떨구어 겨울을 살고
봄이 오면 다시 움을 틔우 듯
우린 세월 속을 지나가며 스스로 일깨운 깨우침으로 조금이나마 나아진 낯빛으로
일어나 길을 간다.
그럼 그렇지.. 인간이다.
그래, 사람 만세 !
호흡을 하는 사람은 초록을 보며 살고
호흡을 하는 동물은 초록을 먹으며 산다 - 재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