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시인 배미순과 함께하는 빈 의자의 시간
한국의 신문사 31 곳에서 신춘문예 당선작을 선정해 당선자에게 큰 기쁨에 선사 새해가 벌써 지나가고 있습니다. 심사위원들은 올해의 시가 길고 관념화된 경향이 많다고 평했습니다 그러나 현실에 대한 세심한 성찰과 감각적인 언어로 재미를 준 시들도 많았습니다. 거대 담론이나 시대적 소명 의식이 잘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고 말한 심사위원들은 또한 역사의식이나 시대를 꿰뚫어 보는 혜안도 부족했다고 평했습니다.
신춘시 응모자는 모두 405 명으로 1628 편이 서로 경쟁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올해는 "시를 쓸수록 점점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는 경남 도민신문 당선자 이유나 씨의 '피자 피자'가 재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첫 문장은 "그 많은 상처를 누가 다 먹어 치웠나" 로 시작됐습니다
이 문장은 이미 작고한 유명 소설가 박완서 씨의 자전소설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생각나게 했습니다. 가슴으로 쓴 시보다 레고처럼 조립된 시가 많은 세상에서 "상처? 먹어 치워버리는 거야. 시크하고 쿨하게! 그리고 다시 꽃 피워 보는 거야."하면서
'피자피자, 봄봄봄' 하며 발랄하게 행복하게 끝나는 이 시로 "피자 한판을 축제로 만들어 주었다"는 심사위원의 평을 얻어냈습니다. 시크하고 쿨하게! 그리고 다시 꽃 피워 보는 거야."하면서 '피자피자, 봄봄봄' 하며 발랄하게 행복하게 끝나는 이 시로 "피자 한판을 축제로 만들어 주었다"는 심사위원의 평을 얻어냈습니다.
이 시는 상처와 아픔을 피하지 않고 대면했으며, 시련을 견디고 다시 피어나게 하는 힘을 주었습니다. 실제로 이 시인은 오랫동안 신춘문예에 응모해온 응모해 고배를 마시는 것에 진저리를 쳤을텐데도 계속해서 도전해 승리의 쾌감을 들이마신 것입니다. 역경 속의 한 사람을 일으켜 세우고 등을 떠밀어 주는 따스함이 있는 이 기발한 시의 발견을 저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림자 앞지르기/배미순
어린 시절
폴짝 폴짝
제 그림자 뛰어넘기를 하면서
먼 집을 돌아올 때가 있었습니다
마음이 한 발자국이라도 먼저 가서
나의 미래를 지레
넘겨다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내가
폴짝폴짝 뛸 때마다
그 검은 그림자도 따라왔으므로
나는 나를 앞지를 수 있었으나
결코 그 그림자를 앞지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작디 작은 내가
이 세상을 걸어가다
저녁 노을 속에 잠겨 버린 후
그 그림자도 따라와
나랑 함께 잠겨 버렸으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