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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배미순과 함께 하는 빈 의자의 시간
Tuesday, October 21, 2025
4:10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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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배미순입니다. 방송으로나마 여러분과 함께 하게 되어 너무 반갑습니다. 2025 년도에도 단풍의 계절이지나가고 있습니다. 이 시간을 위해 빈 의자를 준비했습니다. 여기에 와 앉으시지요. 청취자 여러분들 중에서 누구라도 함께 하시기를 원하시면 적극 환영하겠습니다.
오늘은 첫 번째 시간이라 제가 먼저 시를 쓰는 목적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10살 때쯤부터 동시를 쓰기 시작해서 어느덧 수십 년을 시를 쓰며 지내고 있;습니다. 20대 쯤엔 시편 90편 10절에 매료되어 첫 시집 이름을 '우리가 날아가나이다'로 명명했습니다.
우리의 연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연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라고 성경에 기록되어 있듯이 말입니다.
그 수고와 슬픔의 날들이 지나 어언 70대를 맞고 나서부터는 시편 71편 18절이 내 삶의 목표이자 내가 시를 쓰는 목표가 되었습니다.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라는 성구입니다.
이제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시 한 편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1830년에 출생해서 1886년에 작고한 미국의 대표 여류시인 에밀리 디킨슨의 시입니다.
제가 만일 한 가슴의 깨어짐을 막을 수만 있다면
저의 삶은 헛되지 않아요
제가 만일 한 생명의 아픔을 덜어주고
고통 하나를 삭혀 줄 수 있다면
그리고 또한 힘이 다해가는 로빈새 한 마리를
그 둥지에 다시 올려줄 수만 있어도
저의 삶은 진정 헛되지 않아요
이 7줄의 시를 저는 가장 사랑한답니다.
그리고 저는 시를 쓰기 전에, 몇 년 전에 제가 쓴 이 졸시를 늘 기억하고 있습니다.
수년 동안 내 몸에서
과일즙처럼 짜낸 시편들을 모아
지난 겨울 톨레도에 마종기 시인에게 띄웠다
시인은 사력을 다해 그 몸에
마지막 한 방울의 시까지도 짜내야 한다고
CD 루이스는 말했지만
나는 그 충고를 다 지켜내지 못했던가
밋밋한 연약한 듯한
감상적인 듯한 긴장감이 적은 듯한
던지듯 쉽게 끝내버린 듯한 등등의
질타를 눈물로 받아내며
한 편의 시를 쓰기 위해서는
울고 열광하고
혼자서 반 미치광이가 되어야 한다는
선배의 따가운 격려를 알코올에 담듯
내 가슴에 담아 두었다
'지난 겨울'이란 제목의 시 전문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