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배미순과 함께하는 빈 의자의 시간
오늘은 5번째 날입니다. 평생을 살아오면서 여러 명의 자서전 출간을 도왔습니다. 맨 처음엔 내가 직접 집필을 하지 않고 한국에 있는 친구를 소개했다가 그 친구와의 불화로 내가 최종적으로 쓰게 되었습니다. 배월순 권사님과 작가 김미미씨와 손예숙 박사님 자서전은 이미 출판이 되었고 출판되지 않은 몇 분 것도 거의 마지막까지 간 경우도 여러 건이 되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거의 반반 정도였습니다. 이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모든 일은 하나님의 때와 맞닿아야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다니는 교회에서도 시니어 클래스를 통해 처음에는 작문 반을 인도하다가 그다음엔 자서전 반을 맡으며 두 학기를 계속 했으나 이번 학기에는 쉬고 있습니다.
쉽지가 않았습니다. 학기 중간에도 여행을 간다, 지난 주에는 갑자기 아팠다, 지병으로 수업을 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 . 등등의 이유가 많았습니다.
'배우기를 멈추면 노인이 될 수 밖에 없다' 는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연로자가 되면 마음은 원해도 몸이 따라가지 않는 시간대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어쩔 수가 없을 때가 많습니다.결국은 우리는 하루하루 천상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제 첫시집의 타이틀이 된 '우리가 날아 가나이다'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배미순
모든 아쉬운 것들을 찾아
모든 그리운 것들을 찾아
아침이면 온 세상 헤매며 다녔네
그러나 지금은 결별의 시간
천상을 떠나온 사람들이
천상으로 떠나기 위해
잠시 벼랑 끝에 앉아있는 시간
가슴은 때로 눈물 비에 젖고
심장은 때로 불탔었지만
이 세상 어딘가에
그대 튼튼한 족적 하나
동토를 견디는 나무 뿌리로 살아있을까
구만리 장정 멀다해도
끝내는 우리가 가야 할 곳
벼랑 같은 생애라도
살아있는 동안 서로 손을 잡고
손을 잡고 서로 따뜻이 사랑하자
긴긴 잠 그대를 덮치기 전에
더 이상 감출 수 없어
구만리 장천으로
우리가 날아 가나이다
우리가 날아 가나이다*
*시편 90편 10절
우리는 나그네/ 배미순
해저물녘 가로등에 하나씩 등불 켜지듯
우리의 가슴에도 와아- 와아-
등불이 켜질 때가 있었습니다
청량한 가을 같이 맑은 날이
한 모롱이 두 모롱이
길은 어디서나 살아서 나타나고
혼비백산 도망가는 삶의 고통
빈 들을 울릴 때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나그네
영마루 너머 허둥지둥 가야 할
그곳에 닿기까지
아스라한 그 정점에 닫기까지
상한 영혼으로 길을 찾는
나그네일뿐
보일 듯 보이지 않는 기쁨의 실마리를 찾아
끝없는 미로를 방황하다가
흐린 하늘 눈비로 온몸 이미 젖었지만
때로 맑은 눈으로 그대를 보면
투명한 영혼이 비치기도 하더이다
머지않아 따스하던 창에 등불 꺼지고
전 생애의 커튼마저 내리게 될 때
천지간에 슬픔 하나 없애지 못했다고
천지간에 사랑 이루지 못했다고
메마른 산하 마다 등이 휘도록
서러운 노래 뿌리며
영마루 너머로 허둥지둥 가고야 말
우리는 나그네, 목이 갈한 나그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