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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사랑하는 손녀/배미순

 

유모영.png

 

 

대학교 2학년 <재연 대구 학생회> 주최로 대구에서 여름방학을 이용해 대규모의 음악회를 열기로 적이 있었다. 당시 모교 음대의 황영금, 이인범 교수들과 합창단원들을 초청하기로 하고 서울에서부터 동문들을 찾아 다니며 모금운동을 벌였다. 음악회 날이 가까워지면서는 대구에서도 마지막 모금운동을 벌이기로 했었다.  고교 3학년 말에 서울로 이사 나는 음악회 며칠 대구로 내려가 모금운동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모금 첫날, 그와 나는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었다.

 

 

 

그후 새학기가 되자 느닷없이 문과대로 나를 찾아온 그는 모금운동에 뭔가 잘못이 있었다. 그걸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당시 서기였던 내가 이번 모임에 나와야 한다고 강하게 언질을 주었다. 그렇게 시작된 만남은 생일이니까 만나자” “퀴즈를 알아 맞히지 못하면 뮤지칼 공연을 함께 가야 한다등등 끊임없는 요구 끝에 졸업 전엔 드디어 < Y> 되고 말았다.

 

 

 

우리 사이의 결실은 장남의 결혼으로 이어졌고 마침내 손녀를 보게 되었다. 나는 내가 딸을 낳으면 주려 했던, 예명으로 손녀의 한국이름을 지어주며 애를 사랑했으나, 계속 풀타임으로 일하느라 하루도 애를 온전히 돌봐 주지 못했다. 그랬기에 나의 손녀 사랑은 애타기가 그지 없었을 뿐이었다. 예닐곱살 소녀시절의 애는 내가 그리던 동화 속의 아릿다운 모습 그대로였다. 양갈래로 묶은 부드러운 머리털, 빨간색 원피스에 하얀 벨트를 하고 잿빛 스타킹을 신었다. 손을 마주 잡고 왼쪽 다리에 오른 다리를 살짝 올리고 앉아 사진을 찍었던 바로 그때가 머릿 속에 어느덧 단단히 자리잡고 들어와 박혔다.

 

 

동란을 겪었던 내가 감히 꿈꾸지 못했던 아릿다운 습대로 애는 동화 작가와 패션 디자이너를 동시에 꿈꾸는 아가씨로 자라났고 스윗 식스틴을 지나면서도 어린 시절의 나를 닮은듯, 가슴 떨리는 보칼을 뽐내며 스코키의 오디션 경연에도 차례나 나가곤 했다. 대형 샤핑 센터 야외 무대에서도 노래를 하며 버스킹을 하기도 하더니 고교 졸업식 졸업 연설을 하고 후에는 여성권리 문제 등에도 나서서 발언을 하더니  대학 즈음에는 정법대를 선택해 나를 놀라게 해주었다. 자기가 하고 싶은 것들은 끝까지 쟁취하고 마는 애야 말로 지금 내가 가장 사랑하는 손녀가 아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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