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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시니어 클럽---

>’살아가는 이야기칼럼을 다시 시작하며 /배미순 편집장

 

 모든 길위에는

감춰진 돌뿌리가 있었습니다

 

상처나 연민없이 나아갈 없었기에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지나온 인고의 길을 되돌아 보려 합니다

 

가닥가닥  매듭을 짓고

존재에 대한 얽힘을 푸는 사이,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오는 모든 세대에 전할 때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

-하나님이여* 이하…시편 71;18

 (졸시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야’) 

 

며칠 어느 날부터 <시카고 시니어 클럽>이란 명제가 갑작스레 앞에 주어졌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어느 결에 편집장이란 직함을 다시 수락하고 내심 바빠지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내게 아직도 해야 일을 주시는가 보다하는 생각때문에 나는 일을 거절하지 못했다. 왜냐하면 앞에 나의 졸시에 보면 있듯이 평소에도 나는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오는 모든 세대에 전할 때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하고 기원하고 기원했기 때문이다.

 

나는 문과 출신이다. 주변도 없고 소심하고 앞에 서는 것도 싫어하는 편이다. 사고의 방식도 질서정연하거나 논리적으로 딱딱 맞아 떨어지지 않고 두리뭉술한 면이 많다. 이런 내게 미국살이란 애초부터 쉽진 않았다. 많은 시간들이 흐른 노년에서야   은퇴 것도 지리멸렬하게 왔다고 느꼈다.지리멸렬은 Incoherence. ‘사고나 말에 있어서 논리나 문법적으로 앞뒤가 서로 연결되지 않아 줄거리가 없고 일반적으로 이해할 없는 상태라 일컽는다.

앞뒤 살펴볼 겨를도 없이 남편의 갑작스런 암 투병과 함께 노년기와 은퇴가 한꺼번에 몰아 닥쳤다. 그가 가버린 뒤에는 2주간이나 3주간씩 이곳 저곳이 아프기도 했다. 자녀들에게조차 알리기 싫어 혼자 이머전시를 들락거리기도 하면서 힘든 시간들을 견뎌내기도 했다.

 

끝이 보이지 않는 펜데믹 속에서 문득 정신을 차려보니 내가 벌써 70대가 지난 지도 한참이 된 것을 발견했다. 꼼짝않고 살다시피 했는데도 나이는 꼬박꼬박 먹었었나 보았다. “이러다간 안 되겠다. 시니어 아파트라도 하나 신청해 놓아야 몇년 뒤 바라볼 것이라도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때가 지난 7월이었다. 겨우 큰아들집 근처에 시니어 아파트 하나를 신청했는데 2018년도 분을 처리하고 있다고 했다. 2-3년은 족히 기다려야겠네, 하고 생각했다.

 

노년이 되어 가면서는 간혹,건강과 재물은 물론 모든 것을 잃어가고 있구나하는 허무감에 몸부림칠 때도 있었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길거리에서 버스를 기다릴 때에도 영어단어를 외우려고 노력했었고 아이들이 학교에 가는 동안에는 나도 뭔가를 배워야지하기도 했었는데, 이제와 돌이켜보면 미국은 제대로 살지 못한 것들 투성이었다. 자신감도 잃어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나를 일으켜 세우시는 그분의 생각은 나와 달랐다.  

 

주위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통해 모든 것이 갑작스레 이뤄졌다. 신축 시니어아파트에 입주해 홀로살기를 시작하고 아들이 마련해준 차를 대학 가는 손녀에게 주고난 뒤 우버를 타게 된 내가 선물로 얻은멋있는 중고차도 다시 몰기 시작했다.

 

연말에 TV 조선 신동욱의 앵커의 시선을 봤다. 배고픈 고학생시절이었던 50년 전, 신촌 딋골목에서 얻어먹은 따스한 홍합 한 그릇을 기억하며 2천달러를 보낸 어느 70대 뉴욕교포의 이야기를 들었다.

 

힘없고 상처받은 시니어들의 손을 잡아주고 싶다. 소외되고 용기를 잃은 분들에게 다가가고 싶다. 함께 일어나 밝은 미래를 향해 달려가고 싶다.

 

 

 

 


배미순 시니어 논단

시카고 시니어 클럽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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