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 순례길 2/조건상 목사
2.카미노 데 콤포스텔라 (성 야고보의 시체가 묻힌 곳)까지 걷는 길은 4-5개 정도가 있는데, 제가 걸은 길은 그 중 가장 장거리 800Km가 되는 코스의 길입니다. 중세기부터 카톨릭 교황청은 순례자들의 길 중간중간에 도시를 만들고 성당과 수도원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순례자가 걷다가 병이 나면 성당 근처에 치료해 주는 곳도 준비했습니다. 지금의 병원이라는 개념이 그 때 생겼다고도 합니다. 주위에 있는 어떤 도시에선 일년에 한 번씩 감옥에 있는 죄수 중 모범수를 뽑아 산티아고로 가는 길로 보내는 전통이 있는데, 선택된 죄수는 순례의 길을 마치면 죄를 사면해 주는 제도가 있었다고 합니다.
여러 사람들이 여러가지 이유로 그 길을 걷습니다. 자신의 죄를 회개하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 위해, 또는 삶의 여정 중 역풍을 만나 자신의 감정을 자제할 수 없어 걷는 길 밖에 없어 걷기도 합니다. 그래서 그 길은 고행의 길이며, 사색의 길이고, 무엇보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걷는 자신을 위한 순례의 길입니다. 존 번연의 천로역정이란 책이 픽션이라면 이 길은 실제로 자신의 발로 걷는 순례자의 길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예수님의 명령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라고 하신 명령을 쫓아 구라파를 통해서 스페인까지 복음전파를 위하여 이 길을 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중간 중간에 멈춰서 복음을 전하고 다시 걷고 하기를 몇 년 동안 걸렸을 것입니다. 당시 로마사람들은 스페인을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스페인 땅을 보면 3면이 바다입니다. 바다는 더 이상 갈 수 없는 곳입니다. 그래서 세상 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야고보의 시신이 묻힌 곳은 ‘콤포스텔라’ 은하수(milky way)라는 별명이 붙은 도시입니다. 야고보 사도는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고 예루살렘에 돌아가서 목 베임을 당하는 순교를 하였습니다.
야고보 사도를 쫓던 야보고의 제자들은 야고보 사도의 시신을 몰래 갖고 예루살렘을 도망하여 야고보 사도가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했다고 하는 곳을 걸어서 찾아갔습니다. 그 곳 이름이 피스테라 무시아 (Fisterra Muxia)인데, 바다로 막힌 곳입니다. 야고보의 제자들이 이 곳에 이르러 그 곳에 야고보 사도의 시신을 묻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당시 그곳에는 셀틱(celtic)이라는 종교가 있었고 그 지역 여왕이 셀틱 종교 신봉자였는데, 이 사실을 알고 야고보 사도의 시신을 그 곳에 묻기를 반대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야고보 사도의 제자들을 그 곳에서 쫓아내고 그 여왕이 군사들을 뒤 쫓아가 그들을 죽이도록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군사들이 야고보 사도의 제자들이 넘은 다리를 쫓아가다가 다리가 무너지는 바람에 군사들이 몰살하고 말았습니다. 그러자 그 여왕이 이 사실을 알고 난 후, 야고보 사도의 제자들이 말하던 하나님이 계시다고 믿고 기독교로 개종한 뒤 그 지역은 기독교지역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야고보 사도의 시신은 오늘날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묻히게 되었습니다.(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