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막
(막이 열리면 유대인 복장을 한 아버지와 작은아들이 대화를 하고 있다.)
작은 아들: 아버지, 내 친구들이 모두 다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해요. 교회도 나만 다녀요. 나는 꼭 이 시대에 뒤떨어진 느낌이예요. 나도 이제 다 컸으니 나 혼자 힘으로 살아보겠어요. 나 하고 싶은거 다 하고요.
아버지: 얘야, 모든 사람은 다 네가 말한 것처럼 다 같은 생각을 하고 산단다.
모두다 사랑을 받고 싶어 하고, 남위에 서서 중요한 사람이 되어, 남을 다스리고 싶어 하고, 그러기 위해 부를 가지고 싶어 한다. 그래야 인생을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단다. 그리고 하나님 없이 진정한 사랑만을 찾다가, 결국 상처만 남고 영혼 없이 육체만 남는 거란다. 또 이 세상에서 유명한 사람이 되어 자기 이름을 남기고 싶어 하지만, 하나님 없이 자기 혼자 사는 것은 인생에서 남는 것이 아무것도 없게 되는 거란다.
작은 아들: 그래도 나는 이제 독립을 해야 겠어요. 아버지가 한 얘기는 아주 옛날부터 다들 그렇게들 얘기 했어요. 그러나 요즘은 돈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는 세상이 된 거 모르세요. 아버지.
아버지: 얘야, 지금 세상은 돈이면 모든 것이 해결될 거라고 믿는 세상이지만, 그 사상은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면서, 화폐가 만들어 질 때부터, 이미 똑같은 생각을 해 왔고, 우리가 모두 사라지고난 다음, 먼 후세에도 역시 똑같은 사상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란다. 그리고 아들아, 인생에서 남는 것은 돈이나 세상의 성공이 아니란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것인데, 그 인생의 비밀을 알 수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이 하나님과 얼마나 친근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얼마나 사귀고 있는가 하는 것에 달려있단다.
작은 아들: 아버지, 이제 그만 하세요. 벌써 몇 년째예요. 아버지는 맨날 한 말 또 하고 또 하고...맨날 그 고리타분한 생각과 말씀만 하세요. 이제 저는 정말 그 지긋지긋한 말씀에서 자유로와지고 싶고, 진정한 나 자신과 참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스스로 찾겠습니다.
제발, 저를 놓아주세요. 언제까지 아버지와 제가 평생 같이 살 수도 없잖아요. 그리고 제 몫의 유산을, 나중에 어차피 제게 주실 것, 그때 가서 제가 죽거나 하면 못 받을 거니까, 또 언제까지 아버지가 이렇게 부유하게 잘 살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러니 지금 이렇게 잘 살고 있을 때 저에게 나누어 주세요. 아버지, 이게 마지막이에요. 지금 안주시면 더 이상 말하지 않고 그냥 나갈 거예요. 그리고 다시는 아버지 얼굴 보러 오지도 않겠습니다.
아버지: 얘야, 지금 있는 재산은 이 아버지가 잘나서 스스로 모은 것이 아니란다. 이 모든 것은 다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란다. 혹시 내게 먹고 살 재능을 주신 것도 바로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이 아버지는 잘 알고 있단다. 설령 나중에 재물을 다 거두어 가신다 하더라도 그것은, 하나님의 뜻이려니 생각하고, 주님 앞에 겸손히 나 자신을 돌아보면 되는 것이란다. 그러나 네 뜻이 정 그러하다면, 네 소원대로 해주마. 그러나 잊지 말아라 이날 이후로 언제든지 이 아버지가 생각나거든… 반드시 돌아와야 한다 아들아. 기다리고 있으마.
작은 아들:아유, 아버지, 저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고 아마 바빠서 아버지께로 돌아올 시간이 없을 것 같아요. 그러니 아버지, 제 걱정은 하지 마세요.
아버지: (눈물을 훔친다.)...알았다 아들아...그러나 꼭 잊지 말거라... 네가 어디에 있든, 어디서 어떻게 살든지…네 인생에서 남는 것은,네 육체가 아니라 네 영혼이,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과 함께 살다가 천국에 가는 것이란다.
약속하마. 이 아버지는 네가 다시 돌아올 날을 언제나 기다리고 있겠다. 네가 어떠한 모습이라도 괜찮다. 부디 살아만 있어다오. 그리고 그 언젠가, 이 아버지가 생각나거든… 네 모습을 생각하지 말고 네가 살아있다면 무조건 돌아오거라. 알겠지. 이 아버지는 네가 어떠한 모습이든 살아만 있으면 된단다. 아들아 사랑한다.
제 2막
(집나간 작은 아들을 앉아서 기다리고 있는 아버지에게 큰아들이 다가온다.)
큰아들: 아버지 저녁 드셔야죠. 벌써 며칠 째예요.
이렇게 하루 종일 밥도 안 드시고 밖에서 기다리기만 하시면 어떻게 해요.
몸도 벌써 안 좋아지셔서 걸음도 잘 못 걸으시잖아요.
아버지: 아유, 네 동생이 나쁜 친구들이나 사기꾼들을 만나지나 않았는지...
그 아이는 생각이 깊지 않고 기도하며 결정하는 아이가 아니라서, 누가 나쁜 목적으로 친구처럼 다가와도 분별을 하지 못하고, 그냥 모든 것을 다 주어버리는 아이이지 않니...히유우!... 마음이 여려가지고 늘 당하기만 하고 사는 애라서...
큰아들: 아버지는 맨날 동생밖엔 몰라!
아버지: 아니다 얘야, 이 아버지는 너 또한 동생과 마찬가지로 사랑한단다. 옛 말에 열 손가락 깨물어 아프지 않은 손가락 없다는 말처럼 너도 내 아들이지 않니.
큰아들: 아유 난 몰라요...나는 배고프니까 나만 들어갈게요. 빨리 들어오세요.
제3막
(아버지는 앉았다 일어났다 하면서 서성인다. 고개를 쭉 빼고 머리를 이리저리 둘러서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놀라서 멈춘다. 한 곳을 응시한다. 그리곤 마구 달려 나가 무대에서 사라진다.)
이때 아들이 무대로 등장한다.천천히 기운없이 거지 모습으로 지팡이를 의지해 절뚝거리면서. 서 있는 아들에게로 아버지가 달려 나온다.)
아버지: (울면서) 아들아, 내 아들아, 미안하다 아들아, 이 아버지가 잘못했다.
작은 아들: 아버지!...(아버지만 부르며 무너져 내린다. 말을 잊지 못하고 아버지 무릎을 붙들고 흐느낀다.)
아버지: 고맙다 아들아, 이렇게 살아 돌아와줘서 고맙다 아들아. 이 아버지는 정말 네가 살아만 있어줘도 고맙단다. 성공을 안 하면 어떠니, 실패를 하면 어떠니, 네가 하나님만 믿고 살아만 있으면 되는 거란다 아들아.
작은 아들: 아버지! 제가 잘못했습니다. 아버지...
(서서히 막이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