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시인 배미순과 함께하는 빈 의자의 시간
오늘은 12번 째의 시간입니다. 시카고에서 25년 넘게 전통적인 겨울시장으로 자리매김한 크리스킨들 마켓에서 한국의 붕어빵이 새롭게 등장해 인기를 크게 끌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데일리 프라자를 중심으로 11월 21일부터 크리스마스 이브까지 개최된 이 마켓에서는 노점상을 기점으로 음식과 선물 등을 파는 독일 스타일의 상점이며 오로라의 리버 에치파크와 위클리 빌에서도 열렸다고 합니다.
한국의 붕어빵이 독일 소시지와 프리첼 사이에 등장하자 지금까지 지켜온 안정적인 방식이 흔들린다는 조짐에 대해 운영진은 무척 신경을 쓴 채 제일 구석진 자리에 붕어빵 밴더를 밀어놓고 예의주시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하루 이틀이 지나고 삼 일째는 준비한 물량을 모두 소비할 정도로 조용한 반란을 일으킨 것입니다.재료도 단순하고 가격도 너무 착한 이 달러에다가 실패한다 해도 부담스럽지 않은 붕어빵은 모여든 인파에게 따뜻하고 과하지 않고 설명이 필요없는 맛있는 스낵으로 부각되어 사람들을 줄 서서 기다리게 해 마침내 '해외 감동' 사연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나도 오늘 아침에는 붕어빵 재료를 준비했습니다.
바삭바삭하고 따뜻한 이 붕어빵의 재료는 계란 한 개와 소금, 갈색 설탕과 베이킹 다우다에 녹인 버터와 우유와 밀가루 그리고 팥 앙금만 있으면 됩니다.
이제 붕어빵이 익을 때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떠도는 강물이 되어/배미순
떠도는 강물이 되어
부딪히며 몸살 앓으며
살아내는 세상 한 모롱이서
한 줄이라도 마침내
살아남는 시를 쓰리라
다짐한 때가 있었다
막혔던 숨 몰아쉬며
7개 촛불 밝혀
온 몸으로 쓴다 한들
그대 가슴 한 곳 뚫을 수 없고
그대 설움 한 번 보듬을 수 없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겠느냐고
당신은 내게 물었지
바람이 불고 별이 빛나고
그래서 어쨌다는 거냐고...
그러면 나는 대답하리라
이 마을 저 마을 휘감고 휘감아
다져지고 다져진 산자락 된 뒤
이 마을 저 마을 떠돌고 떠돌아
소리없이 흐르는 강물이 된 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