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의 할머니/배미순
손자를 돌보기엔
화요일이 제일 좋아요
시 낭송 클래스도,피클 볼 치기도 없는 날
학교는 아직 개학 전이거든요
스트로베리 요구르트와 체리 몇 개
치킨 몇 조각과 작은 빵 한 쪽
그 애는 아침을 먹으면서도
컴퓨터에서 눈을 못 떼요
좀더 어렸을 때엔 기차에
지금은 비행기에 꽂혀 있어
할머니와 얘기할 틈도 없어요
그래도 행여라도
그 애에게 내가 필요할까 봐
그 애가 내게 말을 걸어올까 봐
시시각각 기다리며
한글 단어 몇 개를 준비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