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 흐르는 아침 /배미순 편집장

by 편집장Youngmo posted Jan 02,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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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가을꽃....png

 

울산 광역 매일.png

 

 

가을꽃 앞에서......jpg

 

>가을꽃 앞에서 내가 갑자기 죽었다

 

 

 

내가 갑자기 죽었다

 

목 맥혀 나오지 않았는데 이제 모든 게 달라졌다

 

 

 

거꾸로 매달려 살아도 이생이 좋았잖아

 

한평생 너무 많은 사랑을 받고 살았어,

 

죽음도 삶의 한 부분이니 담담하게 받아야지

 

장례식은 생략해도 좋아 너희들 편할 대로 하렴

 

시카고도 좋고 한국의 선산에 묻어도 좋아

 

 

 

그토록 살고 싶었던 그 순간들을 모두 껴안고

 

내가 갑자기 죽었다

 

관 속에 누어서도 조문 온 당신을 볼 수 있을까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죽고 싶다던 친구야

 

갑자기 시가 마구마구 쓰고 싶어지면 이젠 어떡해

 

 

 

이름 석자도 남기지 못하고

 

내가 갑자기 죽었다,니 말문이 막혔다

 

말문이 막혀버렸다

 

그렇다 해도 이 생의 끝이라면

 

가을꽃 앞에서 마지막이고 싶다

 

      (울산 광역 매일신문 12월28일,2022년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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