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방을 딛다/배미순

by 편집장Youngmo posted Jul 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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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방을 딛다/배미순

 

 

 

시로 세상을 열려는

 

사람들은 아름답다

 

아름다운 세상을 열려고 하는

 

사람들은 모두가 시인이다

 

미추 미추 미추

 

아름다운 것과 아름답지 않은 것이

 

섞여있는 것이 세상인데

 

시인은 아름답게 열리는 세상만

 

열어보려고 안달한다

 

 

 

햇볕이 간절히 그리운 날도 있었다

 

햇볕이 싸늘해지기를 바라는 날도 있었다

 

열려라 참깨, 하고 속삭이기도 전에

 

추워지고 더워지고 한순간에

 

세상이 열리는 했다

 

테라와 루나* 해와 달처럼

 

아름답게 지구를 돌다가 장렬하게 즉사하고

 

허방을 디뎌본 사람들은 77조의 행방을 찾아

 

누구의 말도 경청하지 않았다

 

 

 

집값은 3억씩,5억씩, 심지어는 7억씩

 

한꺼번에 땅이 꺼지듯 함몰하고 있는데

 

박경리는 글쓰기가 형벌같은 심연이라고 했었다

 

말과 사물 사이의 간극에서 엎드리고 뛰어들어도

 

도달할 없어 멀미만 나는 고통스런 심연

 

황혼녘까지 애타게 기다려도 떠오르는 것은 없었다

 

 

 

*테라와 루나*…알고리즘 스테이블 코인의 대표주자인

 

가상화폐 세상으로 2022년 여름에 몰락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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