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런 큰 선물이 내게 올 리 없지
무심코 지나쳤던 시니어 메일 방
그런데 내게도 선물이 왔다
바다 건너 오미크론을 건너
<시노래 마을> 소포가 왔다
먹음직한 홍시 박스에 담긴
‘모래내 종점’ CD
부서질까 봐 빼곡이 채워 넣은
다시마와 조리 김에 보리 건빵
이정록 시인의 ‘아직 오지 않은 나에게’
그리고 류미야, 오봉옥, 오성일 시집
연전에 만났던 윤효 시인의 ‘배꼽’까지
덤으로 바닥에 깔려 있었다
뜯기 전에도 가슴이 쿵쾅거렸는데
이런 기쁨의 감탄을 쏟게 하다니
시동생의 손길 같은 재창 씨의 살뜰함에
기운이 솟고 눈물이 솟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