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시니어 2/장영은(수필가)

by 장영은 posted May 05,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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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 시니어 2

/장영은(수필가)

 

 유난히 봄비가 많이 내렸던 4월이었다.

어제만해도 폭우가 쏟아져  미처  빠지지못한 빗물이 차 올라 도로변에 주차를 하고 길을 건너는 동안

바지 아래단이 몽땅 젖어 갈아 입어야했다.

5월 첫 주 1차 웹 클래스 종강인 오늘은 하늘이 구름 한 점 없이 맑은데  대면 수업 전에 해야 할 일이 많아

조급한 마음 반에 설레는 마음이 하나가 된다.

 

웹 3세대를 맞이하기 위한 조건으로 내 자신을 위해 구입한 컴퓨터가 마침 도착했다는 전화에 차를 돌려서

다시 집으로 향하니 마음이 조급해진다.

온라인 구입시 외장보다는 사양 조건이 좋아 선택했지만 그래도 8년 만에 새로 구입하는것이어서 나름 기대도 되었지만  막상 컴퓨터를 받아 든 순간의 기분이 덤덤해 생소한 감정에 흠칫 놀랐다.

 

한시간 정도 일찍 당도한 도서관 주차장에서 김밥 하나를 입에 넣으며 숨을 고르고 잠시 생각에 잠긴다.

시카고에서 43년 사는 동안  1990년대 부터  25년 정도는 친절하게 꾸며진 컴퓨터의 도움을 받으며 살았다.

개인 컴퓨터가  처음 나오기 시작할 때만 해도  한인 컴퓨터 상점에서 컴퓨터를 구입하면 생활에 필요한 

기본 소프트웨어를 이미 내장시켜서 전원에 연결하기만하면 사용하는데 불편이 없었다.

8년 전에 구입했던 윈도우 8이 내장된 노트북만 해도 그랬다.

마침 그때 부터  스마트 폰의 진화로 컴퓨터 대신  삼성 갤럭시 폰을 2년에 한대 씩 세번을 바꿔 쓰는 동안

컴퓨터는 시간 속에서  시대를 잊은 채 잠을 자고 있었다.

사용할 것 같지 않았던 컴퓨터와  접었던 마음이 웹 클래스로 인해 열리자 저만치 밀어 두었던 컴퓨터의 반란이 

시작되었는데... 

 

윈도우 11이 내장된 컴퓨터가 한대  덜렁 차 옆자리에  내던져있다.

삶이 편해지기위해 선택한 컴퓨터가  내게 부탁하는 것으로 보여졌다.

비록 강아지처럼 눈 마주치기를 바라며 조르지는 않지만 나름대로 제발 잘 다루어 달라고 애걸하는 모습으로 

보이기도하고 때론  무표정에 말을 잃은  노인의 모습으로 교차된다.

8년 전에 품에서 눈을 감은 미미의 자리에서.

 

사실  나이가 들면서 스스로 자처한 길 중에는 나만의 시간을 위해  만든 왕따의 길이 있다.

또한 나 자신과의 싸움 중에는 왕따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한다는 이유도 만들었다.

왕언니가 되어 살아야하는  왕 시니어의 삶을 지나야하기 때문이라고.

 

맑은 햇살이 제법 따사롭다가  따끈하게 내려쪼이는 시간이다.

창 밖을 내다보는 눈,  속삭이는 귀의  아름다운 멜로디의 선율,  입술의 노래가  완벽한 앙상블이 되는 순간

그룹 시카고의  흡족한 조화가  마음을 가득 채운다.

Hard to say I'm sorry  라고 하면서.

 

https://youtu.be/2wOOUK_6j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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