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을 동동 걸어 올리며 응원해요”/ 배미순 편집장

 

 

<살아가는 이야기> 3 / 배미순 편집장

“발을 동동 걸어 올리며 응원해요”

 

시카고 시니어 클럽에서 <살아가는 이야기> 칼럼을 다시 쓰기 시작한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오늘에야 드디어 조회수 200명을 넘겼다. 이 숫자를 내심 얼마나 기다렸던가. 인쇄도 아니고 대면도 아닌 웹 선상에서 시카고의 연로자들을 만나는 것이 쉽지는 않겠구나, 하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맨바닥부터 용기를 갖고 출발하는 손원수 대표가 있기에 시작한 첫걸음이라 감회가 깊다.  

 

느닷없이 이 일을 시작한 동기를 묻자 “직장을 그만 두고나서 왠지 모르게 아팠었다”는 그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실망감에 사로잡혀 내 멘탈은 과연 강한가? 하는 의문에 사로 잡히기 까지 했다는 것이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은퇴 무렵부터 시작되는 수많은 질문이 있다. 지금 나는 외로운가, 자주 외톨이가 되는 느낌인가, 가끔 만날 수 있는 진정한 친구가 있는가, 즐거운 취미생활이 있는가, 매일 매일 갈 곳이 있는가, 도움이 필요한 정보에 대해 물어볼 데가 있는가, 몸도 마음도 약해짐을 느끼는가, 생활의 질이 떨어진다고 느끼는가, 음식섭취는 잘 하고 있는가, 정신과 건강을 위해 운동은 잘 하고 있는가, 치매예방에 힘쓰고 있는가, 찌들고 힘들었던 과거를 벗어나 새로운 환경 조성을 위해 무엇을 하고 있나, 노후를 위해 모아둔 여유 자금은 충분한가 등등이 그것이다.

 

마침내 “영리가 목적이 아닌 시니어 클럽을 만들어서 서로 도와줄 수 있게 일단은 이 일을 시작해 보자”는 결심을 하면서 이제부터 시니어의 삶을 더 연구하고 더 잘 이끌어 줄 수 있도록 해보는데 자신의 꿈을 두게 됐다고  손 대표는 밝혔다. 또  ‘진실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시작하면 시니어분들이 조금이라도 더 행복해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그는 반문했다. 그리고 인쇄매체가 현저히 줄어드는 현 시대에 무엇부터 시작해야 될지, 누구에게 따듯한 손을 내밀 수 있을지 고민된다는 나에게 많은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 주었던 분들도 새삼 고맙다.

 

-글의 위력은 인쇄매체가 사라진다해도 절대로 사라질 수 없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고 의견입니다. 용기백배하며 이끌어 가세요,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은 축복이니까요.(주숙녀)

-노년에 자신의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참 행복인 것 같아요. 그것이 홀로 자신만의 일과 시간에 투자하는 일이 되었든 사회적인 일에 참여하게 되든 그건 지극히 개인 각자의 몫이 아닐까요…아무쪼록 울림있는 글을 기대합니다. (장영은)

-눈내리는 날 조촐한 이야기를 조곤조곤 해주셔서 그 안에 포옥 빠져들다 깨어났습니다. 꼭 필요한 시기에  한 잔의 커피를 마련해 주시는 마음, 시카고의 수퍼 액팅 시니어들을 위한 따스한 온돌방에 큰 획을 하나 그어 주시며 내일을 향해 더 공부하고 강화되고 내적으로 변신하게 이끄는 힘찬 소식! 발을 동동 걸어 올리며 응원합니다.(우건옥)

 

이런 글들을 읽으며 어찌 힘이 나지 않겠는가? 이제는 한 달 전과는 달리 석달 교육기간 동안의 개인 웹사이트 제작반에 이어 맛집 방문 그룹,스페니시어 강습반, 텃밭 채소심기 그룹…등을 시작하려고 시니어분들을 모집하기에 이르렀다. 최근에도 선배 언니를 만나 ‘트롯 가수 임영웅 팬클럽이냐 국민가수 이 솔로몬 팬이냐’를 두고 왈가왈부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과거에 비추어보면 나는 많이 늙어가고 있고 다리에 힘도 없어지고 있지만 임인년에 새롭게 시작될 새 프로젝트들이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가슴뛰게 만들어 주고 있어 더 없이 든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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